
디자인은 늘 새로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잘 만든다는 건 무엇일까?
특히 제품디자인은 형태, 기능, 사용성, 제조성, 그리고 감성까지 모두 아우르는 복합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큰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품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품디자인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체계적인 문제 해결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말이죠.
1. ‘디자인’은 문제 해결입니다
우리는 종종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제품디자인은 본질적으로 문제 해결입니다. 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하고, 제품의 목적에 맞는 기능을 시각적이고 구조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입니다.
막막함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제품디자인은 문제를 정의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불편은 무엇인가?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 제품을 사용할까?
기존 제품은 어떤 점에서 부족한가?
어떤 환경에서 사용되며, 어떤 성능이 요구되는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사용자에게 반복해서 던지는 과정이 바로 제품디자인의 출발점입니다. 문제의 실체가 명확해질수록, 디자인 방향은 자연스럽게 좁혀집니다.
2.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두세요
제품디자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Centered Design, UCD)은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고해보세요.
그들은 제품을 어떻게 들고, 어떻게 조작하고, 어떤 피드백을 기대할까요?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 버튼의 직관성, 제품의 무게와 소리, 모두가 사용자 경험의 일부입니다.
사용자 관찰, 인터뷰, 페르소나 설정, 사용 시나리오 작성 등 다양한 UX 리서치 기법을 통해 실제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이렇게 쌓인 인사이트는 기능부터 형상까지 디자인 전반을 이끄는 나침반이 됩니다.
3. ‘무엇을 만들지’보다 ‘왜 만들지’를 먼저 고민하기
막막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런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바로 시작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제품디자인은 아이디어 이전에 ‘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왜 이 제품이 필요한가?
왜 지금 이 시점에 나와야 하는가?
왜 이 형태여야 하는가?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디자인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방향성이 없으면 피드백을 수용하는 기준도 모호해지고,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제품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시장에서의 포지션,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 등 모든 ‘왜’에 대한 답이 디자인의 중심축이 됩니다.
4. 아이디어 발상은 넓고 깊게
문제를 정의하고 목적이 정리되었다면, 이제 아이디어를 떠올릴 차례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비판을 유보하고,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레인스토밍, 마인드맵, 스케치, 벤치마킹, 모듈화, 메타포 적용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이게 될까?’보다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열린 사고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반드시 시각화되어야 합니다.
스케치 한 장이 열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정교한 렌더링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손으로 휘갈긴 드로잉도 상관없습니다.
보이는 순간부터 아이디어는 현실성을 얻기 시작합니다.
5. 프로토타이핑은 필수입니다
제품디자인은 결국 실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머릿속의 개념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 사용자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프로토타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D 프린팅, 폼보드, 클레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물리적 모델
KeyShot, Blender, Fusion360 등을 활용한 디지털 렌더링
간단한 인터랙션을 구현한 모형까지
프로토타입은 디자이너의 상상과 사용자의 반응 사이의 간극을 줄여줍니다. 그리고 초기일수록 자주, 빠르게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실제 쓰임을 테스트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합니다.
6. 협업의 중요성
제품디자인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기획자, 엔지니어, 마케터, 제작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실제 양산을 고려한 디자인에서는 제조 공정과 기술적 한계를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너무 과도한 형상이나 비현실적인 구조는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기술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막막하다면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세요. 그들이 알려주는 제한과 조건이 오히려 디자인의 방향을 잡아줄 수도 있습니다.
7.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좋은 제품디자인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 탄생합니다.
‘막막하다’는 감정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실패의 반복이 진짜 문제를 보게 하고, 진짜 디자인을 탄생시킵니다.
스케치가 엉망이어도 괜찮습니다.
렌더링이 어색해도 괜찮습니다.
첫 시제품이 엉성해도 괜찮습니다.
계속 시도하고, 실험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디자인은 점점 명확해지고 단단해집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8. 실제 사례를 보며 배워보세요
막막할 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실제 사례를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국내외의 우수한 제품디자인 사례를 보면서 다음을 관찰해보세요.
제품이 해결한 문제는 무엇인가?
사용자를 어떻게 고려했는가?
어떤 제조 방식과 소재가 사용되었는가?
형태와 기능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는가?
단순히 ‘멋지다’고 느끼는 데 그치지 말고, 구조를 해부하듯 깊이 파고들어 보세요. 이 과정을 반복하면 막연한 디자인 감각이 명확한 기준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디자인은 과정입니다
제품디자인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합니다.
디자인은 정답이 있는 수학문제가 아니며, 창의성과 논리, 기술과 감성이 모두 얽혀 있는 복합적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여덟 가지 원칙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막막함은 차츰 사라지고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사용자를 이해하며
목적을 명확히 하고
아이디어를 넓게 발산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협업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것
이 모든 것이 제품디자인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막막함은 성장의 시작입니다.
의심하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시작해보세요.
제품디자인은 그렇게, 수많은 질문과 시도 속에서 탄생합니다.
제품디자인회사 HOONSTUDIO
웹사이트: www.hoonstudio.com
이메일: ratiodesign@gmail.com
전화: 02-6013-1049 / 팩스: 02-6013-1048
주소: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412-3 신도림팰러티움 10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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