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제조업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고정비 상승, 인력난, 수출 감소 등의 복합적인 위기를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존의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더 큰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제는 단순히 기술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이다. 디자인 사고는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여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사고 방식이다.
디자인 사고란 무엇인가?
디자인 사고는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론이다. 이 사고방식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에 있다. 공감(Empathy) → 문제 정의(Define) → 아이디어 도출(Ideate) → 프로토타입 제작(Prototype) → 테스트(Test)의 순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고 구조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들, 예를 들어 애플, 구글, IDEO 등이 조직 내 문제 해결과 제품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 방식은 비단 IT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한 제조 환경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왜 제조업에 디자인 사고가 필요한가?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기술과 생산 중심의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니즈의 다양화, 제품 수명 주기의 단축, 글로벌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디자인 사고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첫째, 사용자 중심의 관점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제조업에서 종종 간과되는 것이 실제 사용자나 작업자에 대한 이해다. 작업 효율성, 유지보수 편의성, 사용 편리성 등은 단지 기획자가 아닌 실제 사용자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둘째, 디자인 사고는 내부 문제 해결에도 유용하다. 공정상 발생하는 오류, 생산성 저하, 부서 간 협업 문제 등은 모두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수를 '교육 부족'이나 '작업자의 실수'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버튼 배열이나 장비 UI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 디자인적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다.
셋째, 디자인 사고는 클레임과 비용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제품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유지보수, 포장, 운송까지 전 과정에 걸쳐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제품의 불량률과 클레임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업의 원가 절감과 연결된다.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의 실제 적용 사례
국내 중소 제조업체 A사는 반도체 장비 부품을 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AS 비용 문제에 시달렸다.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수리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고객 만족도는 하락하고, 리턴 비용은 늘어났다. 이 업체는 외부 디자인 컨설팅 업체와 협력하여 문제를 재정의했다. 문제는 부품 자체의 품질이 아니라 '정비의 어려움'이었다. 디자인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여 내부 구조를 모듈화하고, 손쉽게 분해 조립할 수 있는 설계로 바꿨다. 그 결과 유지보수 시간이 40% 단축되었고, 연간 AS 비용은 약 30% 감소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의료기기 제조업체 B사다. 이 회사는 신제품을 해외 시장에 런칭하기 전, 현지 병원 관계자들과의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디자인 사고의 첫 단계인 '공감'을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사용자가 불편하게 느끼는 점, 예컨대 장비 조작 시 손이 닿기 어려운 버튼 위치나 지나치게 복잡한 조작 체계 등을 개선했다. 사용성 개선을 통해 제품에 대한 초기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해당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도 성공적이었다.
디자인 사고는 내부 팀 문화도 바꾼다
디자인 사고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조직 문화의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제조 조직은 상명하복, 기능 중심, 효율 우선의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디자인 사고를 도입하면, 팀원들이 더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실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형성된다. 특히 프로토타입 제작과 테스트를 반복하는 과정은 빠르게 시행착오를 줄이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작은 관점의 전환이 만드는 큰 변화
대한민국의 제조업이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설비 투자나 혁신적인 기술 개발만이 아니다. 오히려 현장의 사소한 문제에 집중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를 재해석하며, 작은 개선을 반복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절실하다. 디자인 사고는 바로 그 출발점이다.
디자인 사고는 비싼 도구가 아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태도이며, 모든 제조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용적 접근 방식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고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제조업의 미래는 공장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점 속에 있다. 그리고 그 관점의 변화는 '디자인 사고'에서 시작될 수 있다.
HOONSTUDIO는 지난 15년간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제품 디자인을 수행하며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결해왔습니다. 제품의 가치를 새롭게 설계하는 파트너로서, 변화하는 제조업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함께 고민합니다.
제품디자인회사 HOO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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